오토다이어리에서는 2004년 발간된 책 “내 차 요모조모 돌보기”의 저자 박태수 씨의 양해를 얻어 책의 모든 내용을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10년 전에 발간한 책이지만 요즘 시대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만큼 그 내용은 깊이와 정성이 가득합니다. 책의 내용 그대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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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란 바퀴, 틀, 엔진으로 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손으로 끄는 수레는 사람이 동력의 원천인데, 자동차는 엔진이 동력의 원천입니다. 자동차의 뜻을 풀이해 보면 스스로 자, 움직일 동, 수레 차로서 스스로 움직이는 수레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수레가 스스로 움직이게 된 것은 바로 엔진 덕분입니다. 그러니 엔진이 없다면 자동차는 손수레와 똑같다고 할 수 있겠죠.

이렇게 중요한 엔진이 있는 공간을 엔진룸이라고 합니다. 어디에 있는가는 차를 설계하는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차는 대부분 차의 앞쪽에 있습니다.  엔진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뚜껑을 후드 또는 보닛이라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후드, 영국에서 보닛이라고 하죠. 뚜껑 이름이야 어쨌든 이 뚜껑을 열어보면 자동차 상태가 어떤지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자동차의 상태를 결정하는 것 중 70% 이상이 이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엔진룸에는 자동차를 만든 사람들이 자동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 놓은 점검 도구가 들어 있습니다. 그러니 내 차를 잘 관리하려면 엔진룸과 조금은 친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자동차를 2, 3년 운전하면서 후드를 한 번도 안 열어 본분이 의외로 꽤 많습니다. 후드를 어떻게 여는지조차 모르는 분도 정말 많습니다. 아마 후드를 열어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복잡한 기계 덩어리로만 보이니 여는 것 자체가 두려운 일이죠.

그러나 복잡하게 만들어진 사람의 몸도 소화기, 순환기, 호흡기로 구분을 해서 보면 이해가 쉽듯이, 자동차도 몇가지로 구분해보면 접근하기가 쉽습니다. 엔진룸 속에는 우선 엔진이 있고, 엔진의 열을 식히는 냉각장치, 엔진에게 전기 에너지를 공급하는 전기장치가 있으며, 브레이크액이나 변속기오일 같은 윤활유를 넣는 곳이 있습니다.

후드를 열고 엔진룸을 한 번 들여다 본 것, 그리고 기초적인 자가점검을 해본 것과 그냥 정비업소에만 가는 것의 차이는 아주 큽니다. 후드 열고 딱 5분 투자해서 알 수 있는 것이 의외로 아주 많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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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와 렌치들. 이 렌치들은 볼트 푸는데 사용하기가 아주 편합니다. 점화플러그 교환만 빼고는 이것만 있으면 됩니다.

 

그렇다면 후드를 열어야 합니다. 과연 어떻게 열까요? 여는 방법은 다음 순서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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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를 앞으로 당깁니다.

1. 자동차 안에서 먼저 다음과 같은 레버를 찾고 이것을 앞으로 당기면 됩니다. 어디 있을까요? 운전석, 그러니까 운전자가 왼발을 놓는 곳의 바로 위쪽에 있습니다. 사진을 보고 내 차에서 레버를 찾아봅니다. 차 안에서 후드를 열면 탁하는 소리가 나면서 걸쇠고리가 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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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을 넣어 좌우로 움직여 봅니다.

2. 그 다음 자동차 앞으로 가서 후드를 엽니다. “어, 이상하다. 들어올렸는데 안 열리네?” 이런 경험한 적이 있을겁니다. 여기서 안 열린다고 포기하는 분도 있습니다. 벌어진 틈새에 손가락을 넣고 좌우로 움직여 봅니다. 후드의 중간부분에 뭔가 손가락에 걸리는 장치가 있을 것입니다. 이 장치를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밀면 후드가 젖혀집니다. 사실 차를 많이 만져 본 사람도 가끔은 혼돈스러운 것이 후드 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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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대를 찾습니다. 이 차는 지지대가 중간에 있군요.

3. 후드를 올리고 나서 지지대를 찾습니다. 지지대는 차종에 따라 왼쪽 혹은 오른쪽에 있는 것도 있고 중간에 있는 것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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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지지대를 꺼내 후드 밑면의 홈에 끼웁니다.

4. 올린 후드를 보면 좌우 끝 부분 혹은 중앙에 지지대를 걸쳐 두는 구멍이 있습니다. 여기에지지대를 걸쳐 둡니다. 옆의 사진에서 사진은 지지대를 걸치는 곳이 오른쪽에 있는 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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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대를 끼우는 후드의 홈.

고급차에는 이렇게 걸치는 장치가 없고 후드를 살짝 놓으면 그대로 후드가 열린 상태로 있습니다. 후드 자체에 후드 리프터가 설치되어 있는 것이죠. 자세히 보면 가느다란 막대기 두 개가 엔진룸 좌우에 있으면서 후드와 연결되어 있는 것이 보인답니다.
후드를 다시 닫을 때는 지지대를 본래의 장소에 잘 놓고, 20cm 정도의 높이에서 그냥 손을 떼면 됩니다. 후드의 무게 때문에 쿵하는 소리를 내며서 닫힙니다. 가끔 살짝 올려놓고 마는 경우가 있는데, 고속으로 달릴 때 바람에 의해 후드가 젖혀질 수도 있어 위험합니다.
후드를 닫을 때 살짝 올려 놓은 후, 위에서 내리 눌러 완전히 닫히도록 하는 것 역시 후드에 굴곡이 생길 수 있으니 바람직한 방법이 아닙니다.

5, 6년 차를 탔다면 후드를 연 후 보이는 공간에는 먼지와 때가 잔뜩 끼어있을 겁니다. 어디먼지뿐인가요? 우선 굉장히 복잡하죠. 첫눈에는 뭐가 뭔지 잘 모릅니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장치들에 압도당하고 말죠.
후드를 연 후 보이는 공간이 바로 엔진룸입니다. 5, 6년 탔다면 먼지와 때가 잔뜩 끼어 있을 겁니다. 다음 페이지에서 우리나라 대표차라고 할 수 있는 소나타의 엔진룸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지금은 우선 가볍게 둘러보고 나중에 필요할 때 항상 돌아와서 살펴보세요.

박태수 <내차 요모조모 돌보기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