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다이어리에서는 2004년 발간된 책 “내 차 요모조모 돌보기”의 저자 박태수 씨의 양해를 얻어 책의 모든 내용을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10년 전에 발간한 책이지만 요즘 시대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만큼 그 내용은 깊이와 정성이 가득합니다. 책의 내용 그대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새 차를 갖게 되면 특별한 것이 느껴지고 보입니다. 우선 독특한 냄새가 납니다. 이 냄새는 접착제 냄새로 새차증후군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포름알데히드가 나온다고 합니다. 이것이 건강에 안 좋다고 해서 요즘 고급모델에서는 수용성 접착제를 사용해 냄새가 덜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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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용 스펀지

다음으로 도어 바깥에 붙은 보호용 스펀지 조각이 보이는데 이 조각들은 조립과정에서 흠집이 발생할까봐 붙여놓은 것입니다. 바퀴에는 붉은 색이나 연녹색의 테이프 또는 마킹 자국이 있습니다. 이것 또한 조립과정에서 바퀴의 무게편차를 없애고 휠얼라인먼트를 하면서 표시해 놓은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지워지고 떨어져 나갑니다. 신품 타이어에는 작은 돌기가 붙어있거나 골의 안쪽에 색띠가 있기도 합니다.

오디오 디스플레이 패널에는 보호용 비닐이 붙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10년 쯤 된 차에 이 비닐을 여전히 붙이고 다니더군요.

새차를 살 때 따라오는 것 중 제일 중요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자동차 사용설명서입니다. 차를 오래 몰아본 사람도 모르는 내용이 있을 것이니 찬찬히 읽어보세요. 그리고 다음에 차를 누군가에게 넘길 때 함께 건네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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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휠라인먼트 작업 흔적

새차 길들이기

쇳가루 없애고 부품이 자리잡게 달려준다

차가 공장에서 나와 내손에 들어올 때 까지 대략 몇 킬로미터 달릴까요? 50킬로미터 내외입니다. 공장 구내를 움직이거나 신차영업소에서 내 집 앞까지 온 것이 전부입니다. 이 말은 아직 모든 부품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내차의 최고 속도는 몇 만 킬로미터를 달린 후에야 나옵니다. 이때가 얼추 자리잡기가 끝난 상태입니다.
사람이 유아기, 소년기, 청년기를 지나 성인이 되듯, 자동차도 단계별로 마모가 되면서 준비 과정, 최적의 시점, 노후화 되는 시점이 옵니다. 그래서 꼭 사람과 같습니다.
처음에는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과하지도 않게 또 너무 느리지도 않게 일정한 시간과 속도로 달려줄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초기 길들이기 과정이 어땠느냐에 따라 10만킬로 미터 쯤 지나서 그 차의 상태가 크게 달라집니다. 새차를 사면 적당히 고속주행을 해 줍니다. 적당한 고속주행에 길들여진 차는 엔진오일과 냉각수 순환이 빠르고 그 때문에 내부 통로에 묵은 때가 낄 시간이 없습니다. 늘 운동을 하는 사람이 게으름뱅이보다 건강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같지요.

새 차를 사고 첫 3천~5천 킬로미터쯤을 달리고 나면 좋은 엔진오일로 교환을 해 줘야 합니다. 교환이라고 하지만 엄격하게 말하면 엔진 안쪽의 마모 물질을 엔진오일로 깨끗이 씻어내는 세척을 하라는 것이지요. 3천킬로미터쯤 뛴 새차의 엔진오일과 4만 7천 킬로미터에서 엔진오일을 교환하고 5만 킬로미터가 된 차의 엔진오일을 비교하면 아주 다릅니다. 새 차의 엔진오일을 쏟아보면 아직 자리를 잡지못한 만큼 쇳가루 양이 아주 많습니다.

가장 중요한, 타이어와 브레이크 길들이기
타이어와 브레이크의 디스크, 드럼, 패드, 라이닝은 약간 마모가 된 상태라야 최적의 기능을 발휘합니다. 새 타이어를 끼우고 달리다 급정거를 하면 내 차 제어가 예전보다 나빠졌다고 느껴집니다. 이는 타이어 표면이 너무 매끈한 상태이기 때문에 미묘하게 마치 물 위를 달리는 듯한 효과가 나는 거랍니다. 그래서 레이싱에 나가는 자동차는 타이어를 약간 마모된 것만 사용합니다. 내 차도 방금 전에 타이어를 교환했다면 며칠만이라도 고속주행은 삼가야겠지요.

브레이크 패드나 드럼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것은 자리를 잡는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부품을 교환한 직후 고속주행을 하는 것은 정말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서비스용품들
새차를 사면 영업사원이 이런저런 서비스 상품을 줍니다. 주유소에서 급유를 할 때마다 휴대용 휴지를 주듯이 말이죠. 차를 사는데 계약서에도 없는 서비스를 해 준다고 하니 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품질이 낮은 물건을 줄 수도 있으므로 한번쯤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를 받아도 제대 새 차 사기로된 것을 받는 게 잡동사니 여러 개 받는 것보다 경제적 입니다.

매트를 주는 경우, 고무재질의 매트가 천으로 된 매트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같은 고무매트라고 해도 1년, 2년이 지난 후 마모되는 정도나 경화되는 정도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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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제는 되도록 천연원료로 된 것이어야 좋습니다.

강력한 휘발성분이 들어있는 방향제는 타는 사람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화학물로 제조된 방향제보다는 휘톤치드가 들어간 제품과 같이 천연원료를 사용한 방향제가 좋습니다. 과일
을 차 안에 놔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과일 중 모과는 차 안의 냄새를 없애고 은근한 향을 내는 효과가 있습니다.

호도나무 같은 원목을 가공해 나뭇결이 그대로 살아있는 패널을 자동차 실내에 붙여 놓은 것을 우드그레인(Wood Grain) 장식을 했다고 합니다. 이때 값싼 저가형의 접착식 우드그레인을 붙여놓으면 실내온도 변화에 따라 변형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나중에 없애는 데 상당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실내의 색은 자동차 회사의 디자이너들이 고심해서 만든 것이니 웬만하면 있는 그대로 사용하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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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그레인은 본래 달려 나오는 것이 제일이지요.

가죽시트를 대신하는 인조가죽시트는 나름대로 편리함이 있습니다. 청소가 편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 좋은데, 문제는 몇 년을 쓰다 보면 시트가 벗겨진다는 것입니다.
주로 운전석 시트가 벗겨지는데 차를 탈 때 운전자가 엉덩이를 슬쩍 밀고 들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무상으로 서비스 받은 인조가죽 시트라면 많이 움직이고 벗겨지기가 쉽습니다. 이것을 서비스로 준다면 차라리 다른 것을 요구하는 것이 나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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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인조 가죽시트는 사양하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은 휴게소, 주유소 등에서 강력한 진공청소기를 무료로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소형 청소기 한 개 쯤 갖고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싸구려 배터리 충전식의 경우는 흡입력이 강하지 못하고 또 오래 지나서는 배터리의 성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시거라이터에 직접 연결하는 형태의 제품입니다. 흡입력에 있어 큰 차이가 있답니다. 저는 10년쯤 전에 구입한 Black&Decker 청소기를 아직도 잘 쓰고 있습니다. 거름망을 여분으로 주는지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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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필름을 창문에 덧대어 놓는 것만으로도 차 안 온도가 많이 내려갑니다. 영업사원이 썬팅 서비스를 해 준다고 할 때 고려할 것은 과연 어떤 회사의 어떤 제품, 어떤 성능으로 해 주겠다는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썬팅을 해주는 경우는 똑같아 보이는 썬팅 필름일지라도 자외선 차단지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아무래도 비싼 것은 그만큼 품질이 낫습니다.

차라리 이런 서비스 용품을 요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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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
낡은 차일수록 소화기가 필요합니다. 손바닥만한 용기에 담겨있는 간이 스프레이 소화기 하나로 차에 불이 났을 때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초기 진화에는 충분합니다. 글로브 박스 안에 하나 넣어놓으면 그만이고 그리 비싼 것도 아니랍니다. 가격은 5천~1만원으로 비싸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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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삼각대, 경광등
도로 한 복판, 그것도 굽은 도로에서 깜깜한 한 밤중에 차가 서버렸다고 가정해 봅시다. 무심코 내려서 무슨 고장일까를 살피는 순간 뒤에서 달려오는 차에 의해 사고를 당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차를 살 때 삼각대와 경광등을 반드시 구입하도록 하는 법규는 없습니다. 운전자가 스스로 알아서 자신을 보호하라는 이야기겠지요. 몇몇 고급차는 안전삼각대가 딸려있습니다.
삼각대는 1만 원 내외입니다. 새 차를 살 것이고 어차피 영업사원이 서비스용품을 줄 것이라면 차라리 삼각대를 달라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배터리의 힘으로 밝은 빛을 내며 360도 회전하는 경광등도 아주 요긴한 물건입니다. 경찰차 지붕 위에 달린 경광등을 생각하면 되는데, 삼각대보다 효과가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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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기, 배터리 전압계
전압계는 작은 팬시용품 같은 모양으로 LED를 이용한 제품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설치 방법은 전선 두 개만 연결하면 됩니다. 무게가 많이 나가지않으므로 계기판 쪽에 스티커로 살짝 붙여 놓으면 그만입니다. 발전기, 배터리 관리는차를 잘 움직이는 데 아주 중요합니다. 자동변속기가 이상하다든가 갑자기 연비가 떨어지는 경우 전혀 무관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배터리와 발전기 등 전기에너지 공급원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이 점을 생각한다면, 아주 가치 있는 서비스 품목입니다.

박태수 <내차 요모조모 돌보기 저자>